무질서에서 질서 만드는 원리

발행일 : 2022년 05월 11일 | 편집인 : 김도영 | 메일 : dykim@js-media.kr
[지산매일] =무질서에서 질서가 생성되는 원리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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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는 화학과 서명은 교수 연구팀이 물에 녹는 부분과 녹지 않는 부분이 무작위로 섞여 있는 고분자가 물에서 처음 보는 규칙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다. 아주 많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온 경우는 전체 중 반에 가깝다. 물론 앞면만 연달아 나올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확률은 앞면과 뒷면이 번갈아 가며 나올 확률과 정확히 똑같다.

동전을 여러 번 던질수록 앞뒷면이 나오는 순서의 가짓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동전을 60차례 던지면 무려 10의 18승인 100경 가지보다 많은 서열이 생겨난다. 이 서열을 보고 무작위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판별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반대로 온전히 무작위로 난수를 만드는 방법은 전산과학과 보안 등에서 중요한 문제다.

서명은 교수 연구팀은 무작위한 서열 사이의 짝맞추기 문제에 주목했다. 물에 녹는 부분과 녹지 않는 부분을 무작위하게 도입해서 고분자를 만들면 마치 비누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나 세포막 이중 층을 이루는 지질처럼 양친매성을 띤다.

물에 넣으면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부분끼리 뭉치고 이를 물에 녹는 수용성 부분이 감싸는 형태로 저절로 조립된다. 이때 각 사슬의 서열은 모두 달라 두 사슬이 서로 만나 지용성 부분끼리 뭉칠 때 정확히 들어맞는 짝은 그 수많은 사슬 중 한 쌍밖에 없다.

연구팀은 이 고분자를 고농도로 물에 녹이면 세포막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이중 층들이 반복적으로 접히면서 켜켜이 쌓이는 새로운 판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세포는 필요에 따라 세포막을 접어 골지체와 같은 구조를 만드는데 이중 층 구조 자체를 안정하게 규칙적으로 접을 수 있다는 것은 처음 밝혀지는 것이다.

무작위한 서열에서는 지용성 부분이 몰려 있는 구간이 상당히 큰 확률로 발생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사슬들이 만날 때 필연적으로 짝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겨 평평한 판상 구조가 접히는 것으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흔히 무질서하다고 간주되는 무작위 서열 속에서 어떻게 질서가 태동할 수 있는지 하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ˮ며 "무작위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물리적 복제방지기술(PUF)로 응용함과 아울러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인공 근육 등에 쓸 수 있는 나노 연성 구조 소재로 확장할 가능성을 앞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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